전자파가 병원기기 오작동 유발-병원 핸드폰사용 규제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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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6일 오후2시쯤 서울시종로구종로6가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7층 중환자실 옆 복도.회사원 李모(37)씨가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려다 마침 곁을 지나치던 병원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병원안에서는 핸드폰 사용이 안됩니다.밖으로 나가 쓰시지요.』 어리둥절해진 李씨는 『왜 안되느냐』고 물었지만 중환자실에서 핸드폰 사용이 규제되는 이유를 설명듣고선 화들짝 놀랐다.
환자의 혈압.심전도를 체크하는 환자 감시장치와 정확한 양의 주사액을 시간에 맞춰 주입하는 자동주사기,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사용되는 벤틸레이터등 중환자실 필수장비의 전자신호가 외부 전자파에 의해 교란될 경우 계기 자체가 잘못 작동될수있다는 설명이었다.
중환자실 수간호사 김신희(金信姬.41)씨는 『입원전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핸드폰을 소지해선 안된다는 점을 알리고 다짐을 받는다』고 말했다.
핸드폰 전자파가 인체나 의료기기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미국.일본의 종합병원에서 시행중인 핸드폰 사용규제가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이대부속병원.서울대병원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본보 3월13일자 31면 보도) 이대부속병원 동대문병원(원장 王鎭萬)과 목동병원(원장 禹福姬)은 27일 3월초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온 병원내 핸드폰 사용규제를 전 병동으로 확대키로 하고 중환자실.수술실.입원실 벽등에 「핸드폰 사용 절제」 안내문을 일제히 붙였다.
서울대병원(병원장 李迎雨)도 27일 병원 운영회의를 열어 모든 병실에서 핸드폰 사용을 금지키로 결정하고 중환자실등 20여곳에 「휴대폰사용 금지구역」을 설정했다.
또 부천 세종병원도 이날부터 병원내 핸드폰 사용금지 결정을 내렸으며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은 레이저치료실.초음파실.뇌파검사실등에서 핸드폰 사용을 금지키로 하고 해당 의료진들을 상대로핸드폰 유해여부를 조사중이다.또 연세의료원.경희 의료원등도 자체 연구.조사가 나오는대로 핸드폰 사용을 규제할 방침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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