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주 베스트셀러’ 올해도 어김없이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추석 등 명절이면 귀성객들 손에 어김없이 들려 있는 ‘차례주’.

‘차례(茶禮)’라는 말 속의 차는 조선시대 이후 곡차(曲茶·곡식으로 빚은 술)로 대체됐다는 설이 있다. 차 대신 술이 차례의 필수품이 된 것이다.

차례주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는 ‘경주법주’(사진)다. 향토기업인 ㈜금복주가 만들어 전국에서 많이 팔리는 청주류다.

8일 금복주에 따르면 국내 청주류는 지난해의 경우 한달에 평균 19만 상자씩 연간 235만 상자가 팔렸다. 경주법주와 백화수복·화랑·국향 등이다.

이 가운데 경주법주는 2006년 37만 상자(15.7%), 2007년 43만 상자(18.2%)를 차지했다. 청주류 시장은 전체적으로 답보 상태인 반면 경주법주는 매년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경주법주는 추석과 설 등 명절 판매량이 절대적이다. 전체의 65%인 28만 상자나 된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때 16만 상자(57%), 설에는 12만 상자(43%)가 팔렸다. 추석 16만 상자(700㎖ 8병)는 병으로 계산하면 자그마치 128만병이나 된다. 추석을 앞둔 요즘이 성수기인 셈이다. 경주법주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164억원.

경주법주가 차례주의 대명사가 된 데는 ‘국주(國酒)’로 개발된 연원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국주 개발이 제기된 것은 1972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미국 극동담당 차관보 그린은 닉슨의 중국 방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방한, 박정희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중국의 마오타이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국주는 무엇이냐고 물었다는 것.

대통령은 이후 고유의 전통주 개발을 지시했다. 그래서 외국인이 많이 찾던 경주지역에 전해지는 교동법주가 선택됐다.

금복주와 국세청은 공동으로 국주 개발에 들어가 73년 경주법주를 선보였다. 경주법주는 이듬해인 74년 미국 포드 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공식 국주로 데뷔해 찬사를 받았다.

경주법주는 13도. 일본 청주류와 달리 데울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또 국내 일반미만 원료로 해 숙성시키는데 구입한 지 6개월쯤 지나면 색깔이 노랗게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생산은 경주공장에서 추석과 설에 집중된다.

금복주 김석 이사는 “직원들에겐 명절 때 법주 한 상자와 풍국면 한 상자씩을 선물로 전달하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