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입국 타진했지만 대북관계 탓인지 불허 통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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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돌아오고 싶었다. 1990년대 중반 아버님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 꿈이 이제 이뤄진다.”

태권도 창시자인 최홍희 장군의 1남2녀 중 장남인 최중화(54)씨의 삶은 아버지의 그것만큼 굴곡이 심했다. 아버지의 망명처인 캐나다로 74년 떠난 뒤 34년 동안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다. 전두환 대통령 암살 기도에도 개입했다. 그러나 북한이 싫어졌다. 그렇다고 남한에도 갈 수 없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그는 ‘한국 입국’을 타진했다. 지난해 말 그를 데려오자는 움직임이 당국 내부에서 있었고 해외에서 직접 그를 만나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도 있었다. 그는 당국자와 만나 “아버지의 친북 노선을 늘 반대했고, 태권도를 체제 선전과 정보요원 해외파견 등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북한의 만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 자신의 과오를 밝히고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궁극적 목적은 태권도 발전이다. 향후 ITF 본부를 남한으로 옮기고 WTF와 협력해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유지하는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대답은 ‘입국 불가’였다. “북한과의 관계가 복잡해진다는 게 이유였던 것 같다”고 최씨는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명박 정부 들어 변화했다. 국가정보원 원장이 교체되고 그의 입국에 반대했던 간부들도 자리를 떠났다. 최씨는 “올해 들어 해외에서 수차례 당국과 접촉했고, 서울서 이미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입국한 뒤 당국의 추가 조사를 거쳐 일단 한국 법정에 기소된다. 당국이 선처하면 그는 ‘ITF 서울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본부를 서울로 옮겨 전 세계 ITF 조직을 끌어올 자신이 있다”며 “이미 동구권 국가 가운데 장웅 쪽 ITF 협회들이 합류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 암살 모의에 가담한 데 대해 용서를 구하고 기회가 되면 박근혜 의원도 만나 선대(先代)의 반목을 청산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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