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통굽.샌들 맵시는 좋지만 근육.요통 유발 유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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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망치 발.갈퀴 발.추모양 발….발 전문의들은 요즘 여성들의 변형된 발모양을 이렇게 부른다.특히 이들 여성들의 공통된 호소는 근육통과 요통.모두 높은 굽과 좁은 앞볼의 신발 때문에 생긴 질환들이다.발의 기능은 크게 두가지.우선 서있 을 때는 체중을 받치는 주춧돌 역할을 한다.이때 체중의 90%가 발뒤꿈치에,엄지및 새끼발가락 뿌리 두지점이 10%의 몸무게를 버틴다.
이보다 중요한 기능은 걸을 때 작용한다.충격흡수와 스프링 역할이 그것.보통 발뒤꿈치→발바닥→엄지발가락 뿌리부분 순으로 바닥을 딛고 앞으로 나가면서 26개의 뼈,그리고 1백개가 넘는 인대와 근육.힘줄신경이 하모니를 이룬다.
여성화를 크게 하이힐형과 통굽형으로 나눠보자.
하이힐로 나타나는 문제는 발의 변형이다.높은 굽으로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2,3번째 발가락 뿌리부위의 횡아치가 주저앉고비좁은 앞부리에 구겨넣은 발가락이 휘게 된다.
〈발사진 참조〉 다음은 허리의 부담.몸전체가 앞으로 기울면서균형을 잡기 위해 가슴을 내밀고 엉덩이를 뒤로 빼게 되므로 요추전만증이 발생한다.
〈그림 참조〉 통굽으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은 엄지발가락 강직증.통굽은 걸을 때 엄지발가락 뿌리부위가 구부러지지 않아 발가락 끝에 힘을 주게 되고 그 결과 관절마디가 위로 솟아 굳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양대병원 족부변형클리닉의 박시복(朴時복)교수는 『신발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세불안에 의한 근육 긴장으로 쉽게 피곤해지고 목뒤나 등.허리 여기저기가 아프고 결리는 전신증상을유발한다』고 말한다.특히 여름철 샌들은 끈만으로 발을 묶게 돼있어 발목을 삐거나(인대파열) 부러뜨리는 여성도 속출하고 있는실정. 한 조사에 따르면 하이힐을 신은 1천4백31명의 여성중92%가 발 이상을 호소했고 이중 77%는 통증을,그리고 48%는 굳은살,39%는 발 변형이 있었으며 허리통증.무릎부담도 상당수 있었다.
변형된 발 치료는 증상에 따라 신발및 깔창으로 교정해주거나 보조기 착용및 수술을 시행한다.신발은 발바닥 압력을 측정하거나본을 떠 발모양에 맞춰주는 것이고,보조기는 변형된 발가락을 반대방향으로 잡아당겨주는 방법으로 경증에 시행한다 .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李庚泰)과장은 『수술대상자는 발가락이 심하게 변형되어 통증이 있거나 둘째.셋째 발가락 뿌리쪽에굳은살이 있는 사람』이라며 『요즘에는 수술후 석고붕대 없이 특수신발을 신고 3일후면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치료법이 간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 변형을 막으려면 앞이 둥글고,굽이 3㎝를 넘지않는 신발을고르는 것이 최선.따라서 요즘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군화형은 청결유지는 어렵지만 발의 피로와 발목보호에는 최적의 신발이다.
李과장은 불가피하게 하이힐을 신을 때는 집에서 발가락으로 수건을 집어 옮기는 것과 같은 발가락 근육운동과 발마사지등을 하라고 권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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