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 신용등급 그대로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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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현재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금의 한국 경제 상황을 위기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은 4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외화표시 장기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등급 전망도 기존대로 ‘안정적(stable)’을 유지한다. 전체적인 국가 신용도에 대한 S&P의 평가는 다음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

무디스도 곧 발행될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대해 ‘A2’ 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변동이 없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제7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S&P와 무디스가 우리 신용등급을 바꿀 요소가 없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피치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등급을 종전대로 ‘A+’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최근 신용 여건이 빡빡해지고 취약한 글로벌 수요가 단기적인 성장 전망에 부담이 되고 있으나, 한국 경제는 산업 및 수출 기반의 다변화를 통해 그동안 회복 탄력을 입증해 왔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제럴드 시프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겉으로 봐서는 외채가 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해 보이지만 금융위기를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현재 한국 경제의 기본 여건(펀더멘털)이 10년 전보다 훨씬 튼튼하고 복원력도 좋다는 점”이라며 “한국은 금융 시장의 급변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규모보다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고, 금융 부문도 건전하다”고 설명했다. 주로 위기 경보를 울리는 IMF가 위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IMF는 외환위기 때 설치해 10년간 운영해 온 서울사무소도 11일 폐쇄할 예정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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