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포인트는 추석 … MB가 움직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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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이명박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3일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차 울산을 방문했다. 전날 과천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연 이틀 지방행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고도 성장하는 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지난 세월 평탄한 길만 걸어서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고비 때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온 저력과 지혜를 가진 민족”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다. 3일 울산시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박맹우 울산시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울산=오종택 기자]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직후 SK에너지의 제3 고도화시설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벙커C유 등 중질유를 탈황·분해해 휘발유나 경유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는 에너지 경쟁과 녹색성장의 시대를 맞이했다”며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큰 과제”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이 위기 극복을 방해할 수 있다”며 “긍정적·적극적으로 보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이 대통령의 활발한 행보는 청와대가 이번 추석 민심에 거는 기대와 무관치 않다. 이 대통령은 추석 민심의 덕을 가장 톡톡히 봤던 정치인이었다. 서울시장 퇴임 후인 2006년 추석 연휴와 북한 핵실험 국면에서 정치적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여론지지율에서 처음으로 앞섰다. 한 번 잡은 리드는 이후 단 한 차례도 뒤집어지지 않았다. 대선 후보 시절인 2007년의 추석 민심은 그에게 55% 안팎의 폭발적인 지지를 몰아줬다.

‘추석의 추억’을 겨냥해 청와대는 이미 올인 모드에 돌입했다. 감세안 발표에 이어 정부는 조만간 서민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을 대거 발표할 계획이다. 지역별 선도개발사업, 신재생에너지 개발정책 등도 추석 전에 발표된다. 9일엔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성난 불교계의 마음을 다독일 이 대통령의 발언도 이때쯤 나올 가능성이 크다. 18일엔 재계 총수들과 2차 민관 합동회의를 열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15와 베이징 올림픽을 거치며 축적된 국민적 자신감, 공기업 선진화와 감세안 등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으로 우호적인 추석 민심을 위한 조건은 마련됐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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