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정부 군 투입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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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정부청사 앞에서 2일 반정부 시위대가 사막 순타라웻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막 총리는 이날 오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방콕 AFP=연합뉴스]

사막 순타라웻 태국 총리는 2일 오전 7시(현지시간)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부터 국가 안위를 지키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군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개입하는 준계엄 상태다.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군을 투입하겠다는 경고도 나왔다.

사막 총리는 그러나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령은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콕시는 비상사태 선포 직후 436개 각급 학교에 대해 3일간 휴교령을 내렸다. 앞서 1일 저녁 방콕시내 중심부에서 친정부와 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로 1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했다. 4명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에는 2명이 총상을 입었다. 누가 총기를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아누퐁 파오진다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TV 방송을 통해 “사회질서 회복을 위해 1일 저녁 시위 현장 주위에 400여 병력이 배치됐다. 국가 안위를 위해서는 군이 병영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언에도 시위대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8일째 정부 청사를 점거, 농성하고 있는 시민민주주의연대(PAD) 시위대 숫자는 1일 5000여 명에서 2일 오후에는 3만여 명으로 늘었다. 공기업노조는 3일부터 모든 정부 사무실에 대해 전기와 수도·전화를 끊 겠다고 1일 선언했다. 지난주 이틀간 문을 닫았던 남부 핫야이의 국제공항은 2일 오후 다시 시위대에 점거돼 폐쇄됐다.

방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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