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숨겨진 회춘의 비밀
뷰티 브랜드가 이번 시즌 일제히 주목한 공간은 바로 바다. 무한한 에너지를 안고 있는 바다를 앤티에이징 성분의 보고로 본 것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첫 번째 스킨케어 라인이자 앤티에이징 제품인 ‘크레마 네라’는 아르마니의 별장이 있는 곳이자 고대 그리스인이 ‘지중해의 흑진주’라 부르던 이탈리아 화산섬 판텔레리아의 흑요석을 주성분으로 한다.
기름진 검은 토양과 온천으로 유명한 판텔레리아 섬에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네 가지 필수 미네랄(철, 규소, 소듐, 포타슘)을 함유한 흑요석이 풍부하다. 아르마니는 흑요석에서 보습과 앤티에이징 효과를 갖고 있는 ‘옵시디언 미네랄 콤플렉스’를 탄생시켰다. 콤플렉스가 함유된 세럼은 피부에 깊게 새겨진 주름을 옅게 만들고 피부 건조를 예방한다. 왁스처럼 단단한 밤 제형의 크림은 손등에 덜어 체온으로 덥혀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피부에 매끄러운 생기를 줘 작은 주름들이 보이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직접 흑요석을 깎아 만든 어플리케이터는 뜨겁게 데워 입가 주름 등에 마사지하거나 차갑게 해 부기를 완화시키는 능력도 있다.
라 메르의 새로운 앤티에이징 제품인 ‘하이드레이팅 인퓨전’은 노화의 첫 번째 원인인 ‘건조’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라 메르가 바다에서 발견한 새로운 성분은 수분을 빨아들여 공처럼 부풀어올랐다가 24시간 후 천천히 수분을 내뿜으며 피부 속 수분 밸런스를 유지하는 ‘스마트 씨젤’. 유기농으로 재배한 해초와 프랑스, 인도네시아에서 채취한 해초로 이뤄진 ‘하이드레이팅 씨 퍼먼트’ 역시 피부를 맑은 톤으로 가꿔 노화를 다스리는 라 메르의 핵심 성분이다. 라 메르 특유의 시원한 첫 느낌은 여전하지만, 피부에 금세 흡수돼 진득한 리치함을 원하는 이에게는 적절하지 못하다. 블루워터와 골드 오일, 그린 세럼의 3층 구조로 나뉘어 있는 라프레리의 ‘어드밴스드 마린 바이올로지’는 정제된 해수와 미네랄이 풍부한 산호 추출물이 어우러져 피부에 촉촉한 생기를 준다. 그러나 ‘엄마 화장품’에서 흔히 맡던 꽃향기가 잔향으로 남아 향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 아로마의 힘
미지의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여린 몸 안에 놀라운 노화 예방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영민한 뷰티 브랜드는 이를 놓치지 않고 자연의 진정과 회복 메커니즘을 그대로 피부에 옮겨와 앤티에이징에 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새로 선보이는 제품들은 ‘향기 효과’가 있는 아로마를 주성분으로 해 단순히 주름을 펼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줌으로써 근본적인 앤티에이징 효과가 있는 게 특징이다.
아베다의 앤티에이징 라인인 ‘그린 사이언스 스킨케어’는 어떤 화학 성분도 섞지 않고 100% 대자연의 힘을 그대로 빌려왔다. 모로코 남부, 사하라 사막 끝자락에서만 자라는 아르간 나무에서 추출한 아르간 오일, 그리고 다양한 유기농 오일이 피부 보습막 재생을 돕고 제라늄, 그레이프후르츠, 베르가못 등의 아로마 에센스가 피부를 진정시킨다. 식물성 화장품 특유의 아로마 향이 후각을 자극하지만 가볍고 말랑한 텍스처는 앤티에이징 제품이라면 피부에 풍성한 영양을 줘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일 듯. 달팡의 ‘8-플라워 넥타’는 노화증상을 완화시키는 여덟 가지 에센셜 오일과 플라워 결정체가 피부 탄력을 증진시키고 젊고 활기찬 혈색을 되찾아준다. 여덟 가지 에센셜 오일은 크로아티아, 이란, 튀니지 등에서 자라는 최상의 꽃에서 추출한 것이다. 오일 형태의 포뮬러라 지성피부를 가진 이는 망설일 법도 하지만, 피부에 금세 흡수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 35세부터 시작하는 노화케어
HEREN 이기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