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에서 격해지는 반한·반중 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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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 내 반한 정서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중국의 4대 발명품을 한국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는 등 거짓 소문이 갈수록 증폭돼 요즘은 “한국이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가 한국인이라고 우긴다”는 소리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 일부 언론이 근거 없는 내용을 보도하면 이를 포털사이트들이 앞다퉈 옮기고, 다시 2억53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들이 열심히 퍼 나르며 혐한론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인들의 반한 정서가 널리 알려지며 한국인들의 반중 여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수십 개의 안티 중국 사이트가 만들어져 회원 수를 늘리고 있다 한다. 자칫하다간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도 반한·반중 감정에 대해 언급하며 “걱정이 크다”고 고민을 표시했다.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고 있으나, 지금 어느 쪽 잘못이 큰지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나라나 사건에 따라 외교가 국민감정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국민감정을 동원해 외교에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감정이라는 것이 종종 실체가 없기도 하고 끊임없이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외교는 이러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이성적 판단력이 절실한 분야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한·반중 감정은 두 나라 모두에 해가 될 뿐이다.

따라서 양국 정부와 지도급 인사들, 그리고 언론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터넷에서 횡행하는 악의적인 거짓 소문을 어떻게 자정시킬 것인가를 놓고 양국이 고민해야 한다. 이를 방치함으로써 양국 어느 쪽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사태가 진전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가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한번 머리를 맞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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