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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내신 경쟁 현실에 가슴 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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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월 21일자 1, 8면에서 '노트 왜 빌려 주나-짝꿍도 입시 경쟁자'라는 기사를 읽고 설마 했다. 그러나 고교 1년생인 아들의 얘기를 들으니 노트를 빌려 주는 것은 고사하고 수행평가를 잘 받으려고 다른 친구의 노트까지 훔치고, 친구가 모르는 문제라며 물어봐도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길까봐 대꾸하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친구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친구들과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귀중한 시기에 말이다. 지금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머리에 지식만 있고 따뜻한 가슴이 없는 아이들을 키워내 어쩌겠다는 말인가. 조금 모자라는 듯했지만 따뜻함이 있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이 그립다.

김완순.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