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시대 한국시장 잡기 외국기업들 홍보전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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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시장개방등 국제화시대를 맞아 외국 공공기관.기업.단체들이 한국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이에따라 이들의 홍보를 맡는 국내 홍보대행업체들이 새로 생기거나 통폐합으로 대형화되는 사례가늘고있다.
현재 국내에서 외국기관이나 기업의 홍보를 대행해주는 곳은 국내 법인과 다국적 홍보회사의 한국지사등 10여개사.이들의 주고객은 주한 외국은행단,코카콜라,미국 반도체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포드등 자동차회사와 미국의 생활용품 업체등 1백여개. 이들 홍보대행사들은 한국시장 상륙을 위해 회사 이미지향상을 꾀하는 기업과, 한국기업및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외국기업이나 정부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여기에다 1회성 홍보대행을 요청하는 외국기업이나 단체들의 일이 밀리면 때로는 『손이 달릴 정도』라고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들은 말한다.
주한 외국은행단은 최근 52개 회원 은행들의 95년도 자본금증액등 보도자료를 국내 홍보대행사인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언론사에 배포했다.또 지난해말부터 공동 관심사항이나 한국정부에 대한 건의사항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국내 홍보사의 주선으로 이달 중순부터 뉴질랜드 키위시식회가 수도권 40개 백화점에서 열린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의 반도체업체인 TI가 국내 홍보대행사인 IM커뮤니케이션의 주선으로 전국 공과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자사의 주력 제품에 관한 논문을 공모,시상식을 가졌다.
국내에서 외국기업과 단체들이 적극 홍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시장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진 이후. 최근에는 수입자유화로 국내시장 개방폭이 넓어지면서 외국기업들이 장.단기적인 시장개척을 위해 단순한 제품홍보에서 더 나아가 각종 행사에 비행기표를 제공하는 등 경품적 성격을 가미해기업이미지 심기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홍보대행업체는 영국인 2명이 5년전 국내에 단독설립한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으로 직원은 30여명.이 회사는 지난해 버슨 마스텔라 한국지사를 흡수해 기업규모를 키웠다. 또 BMW.프록터 앤드 갬블.만년필 업체인 파커와 워터맨,면도기 업체인 브라운등은 올초 설립된 다국적 홍보대행사인 「에들만 월드와이드」한국지사의 고객.에들만은 현재 직원 17명.
TI.펩시콜라와 미국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제조업체인 마이크로폴리스등은IM커뮤니케이션(직원 8명)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홍보대행사와 계약을 맺을 경우 월 2~3회 국내 언론사에 홍보자료를 배포해주는 조건으로 2백만~4백만원을지급한다.
외국 정부관리나 주지사.기업고위 임원등이 국내에서 기자회견을갖도록 주선해주거나 주요 기관을 안내하는등의 1회성 프로젝트별홍보에는 홍보대행사가 투입한 시간과 비용을 감안해 수수료를 받지만 홍보대행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에들만 월드와이드 한국지사의 이태하(李泰夏)사장은 『외국기업과 단체들의 홍보는 언론사를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주주와 고객,마케팅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홍보관계자들은 『외국의 풍토나 관행이 한국과 판이해외국 홍보대행사들이 때로는 많은 비용을 들이고도 제대로 홍보효과를 올리지 못할 때도 적지않다』고 지적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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