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섹스숍'성업 논란-미세스터체인 잇따라 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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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성개방을 부추긴다.』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성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같은 논란속에 일부에서 마찰까지 벌이며 이른바 섹스숍이 성업중이다.이벤트회사인 B기획(사장 白明柱.25)이 익산.울산.대구.서울등 전국 4곳에 개설한 「미세스터」란 상호의 체인점이 바로 문제의 가게다.「미세스터」는 미스.미세스.
미스터의 합성어다.
미세스터 원광대점(전북익산시신동)과 울산점(중구성남동)은 지난 4월26일 동시에 문을 열었다.영.미.일 등에서 수입한 20여종의 각종 콘돔을 비롯해 산타페등 누드사진집.성인용잡지.남성용 자위행위기구.정력링.정력증강용 슈퍼맨(14만 원).여성 질수축제.스킨십재료.콘돔부케(5만8천원).콘돔선물세트(2만7천원).콘돔이 그려진 티셔츠등이 진열돼 있다.모두 판매허가품이다.대구점(중구동성로)도 지난 1일 문을 열었다.서울신촌점(마포구대흥동)은 아직 정식으로 문을 열지 않은 홍보전시장이라는 형태로 물건을 팔고 있다.신촌점의 경우 하루에 5백여명이 호기심속에 찾고 있다.하루평균매상 70만원에 남녀 손님비율은 7대3정도.B기획은 이달중 청량리.종로점을 연다는 목표로 내부장식 공사중이며 노원.강남.서초 .명동점은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같은 섹스숍의 등장에 아직 절대불가와 같은 격렬한 반발은 일지 않고 있다.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도 성이 더이상 「감춤의 대상」이 아닌 것이 돼가고 있다는 얘기다.최근 대학축제에서 주제로 등장한 동성애,잡지나 영화에서 다루는 노골 적인 성,전위 무용가의 누드공연 등이 이를 말해준다.
미세스터 대구점 대표 이재수(李在洙.42.달서구상인동)씨는 『우리나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성과 관련된 산업이 매우 뒤져 있다.주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알면서도 체인점을 열게된것은 이제는 성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하며 앞으로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았다는 金모(35.회사원)씨는 『평소 자주 접하던 것들로 크게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하지만 이런상품을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성을 터부시하는 우리 정서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익산 북일초등학교에서 불과 40여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원광대점은 학부모들과의 마찰이 일고 있다.대책위원장 박종대(朴鍾大.40)씨는 『한창 자라는 어린 아이들의 등하교 길목에 이런 상점이 들어서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며 추 방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규제조항이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비디오판매는 허가를 받아야 하나 콘돔.자위기구 등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된다.신업종인 탓으로 학교보건법상 학교주변 정화지역내의 규제대상도 아니다.이들 가게에서 취급하는 물품은 비디오를 비롯해 콘돔등 판매가 허용된 것들이다.외국에서 흔히 보는 포르노테이프나 변태적 성보조기구는 팔지 않는다.
익산.대구=박신홍.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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