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의 심재학(LG)은 스윙이 끝난 뒤에도 몸을 잔뜩 움츠린채 오른쪽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를 노려보고 있었다.운동장을 가득 메운 3만5백명의 관중은 모두 숨을 죽였다.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와!』하는 탄성과 함께 심재 학은 두 팔을 번쩍 치켜올렸다.
5-5로 팽팽히 맞선 8회말 2사후 타석에 등장한 심재학은 롯데 구원투수 박부성의 초구를 통타,결승홈런을 뿜어냈다.
심재학이 결승홈런을 터뜨린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타석에등장한 김동수가 다시 박부성을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랑데부 홈런을 쏴 잠실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승부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8회말 균형을 깬 LG는 9회초 곧바로 이상훈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켰다.전날 세이브를 기록했던 이상훈은 세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처리,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롯데는 차명주를 시즌 첫 선발로 내세웠으나 믿었던 차는 2이닝을 넘 기지 못하고무너졌다.롯데는 5-3으로 뒤진 5회초 동점을 만든 뒤 선발로뛰고 있는 박부성을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패해 연패의 아픔이 더욱 커졌다.
LG의 억대 더블스토퍼 김용수-이상훈은 이날 나란히 승.세이브를 챙기며 같이 등판한 경기에서 6승1무 무패의 행진을 계속했다.
이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