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월드컵 유치委 송영식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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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드컵유치위의 송영식(56)사무총장은 유치위 살림을 총괄하는「본업」은 물론 오랜 외교관생활을 통해 형성된 국제적 인맥을 통해 한국의 월드컵개최 당위성을 홍보하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유치위관계자들과 축구인들로부터 「2002년」이 있게한 숨은 주역이란 후한 평점을 받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월 송영식 트리니다드 토바고 주재대사를 제2대 유치위 사무총장직으로 전격 발탁한 것도 바로 그의 탁월한 조직장악력과 국제적 마당발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카리브해 연안지역의 「표밭 관리」를 위해 현지에 남아있는게좋지 않겠느냐며 한동안 고사했던 송사무총장은 취임이후 첫사업으로 「내부 군기잡기」에 착수,각 부처의 파견직원들로 구성돼 책임감도 팀워크도 없다는 평가를 듣고있던 유치위를 1개월도 안돼똘똘뭉치게 하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그의 진정한 공헌은 「외교」에서 더욱 컸다.
송사무총장은 귀국 이후에도 대사시절 쌓아둔 친분을 바탕으로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코스타리카의 집행위원들이 일본쪽으로 기울지않도록 관리,결국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파가 남미의 뒷마당으로 여겼던 「북중미의 반란」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FIFA집행위 이후 공식발표까지 입을 다물기로 한 집행위원간 약속을 깨고 한국기자들에게 공동개최를 발설한 사람도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잭 워너 위원이었다.특히 지난해 10월말 월드컵 개최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방한한 F IFA조사단이 『송사무총장과 같은 유능한 사람을 둔 한국이 부럽다』고 실토한 일화는 그의 능력을 일러주는 단적인 예다.
한편 송사무총장은 31일 집행위 결과가 한.일공동개최로 결판나자 다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곧바로 현지의 부하직원들에게 2002월드컵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독려하는등 「어쩔 수없는 월드컵맨」으로서의 면모를 과시.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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