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러닝 메이트에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중앙일보

입력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47) 상원의원이 23일 러닝 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조지프 바이든(65)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바이든 의원은 델라웨어 주 출신으로 6선이며,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외교와 국방 분야 전문가인 그는 198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갔으나 중도에 주저 앉았다. 경선을 앞두고 한 연설이 영국 노동당 닐 키녹 당시 당수의 연설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진데다 시라큐스 대학 법과 대학원 시절 논문 숙제를 하면서 다른 논문을 베낀 게 들통 나 F학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경선을 포기한 것이다.

그는 올해 초 다시 경선에 출마했으나 당원과 대중의 큰 지지를 받지 못하자 초반 경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경선을 앞두고 자신의 경험을 강조하면서 "오바마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첫 경선지역인 아이오와에서 그가 얻은 지지율은 아주 미미했다.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가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은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교·국방 분야 경험 부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오바마는 부통령 후보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다 ABC 방송 등이 "바이든으로 결정됐다"고 보도하자 곧바로 웹사이트를 통해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바이든은 가톨릭 신자이며 노동자 집안에서 자랐다. 오바마는 경선 때 백인 노동자층과 가톨릭 신자층에서 부진했다.

바이든은 의회에서 진보적인 투표성향을 보였으며 종종 장광설을 늘어놓는 다변가로 유명하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자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USSS)은 바이든을 경호하기 위한 요원들을 배치했다. 오바마와 바이든은 23일 오바마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했던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공동 선거유세를 벌였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선거캠프는 오바마의 선택에 대해 "오바마의 경험 부족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 온 사람이 바로 바이든"이라며 "미국인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걸 금세 알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덴버=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