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자동차를 산 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자동차를 산 뒤-
아주 사소한 일로도 외출했지.
아주 먼 곳까지 가보기도 했어.

그런데 결국
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게 됐지.

50년 전 독일인들이
운전한 거리는 연간 2000㎞.
이젠 무려 1만5000㎞.
신기술은 자꾸 나오는데,
그래서 시간은 더욱 더
남아돌아야 할 텐데도
오히려 길거리에서
흘려버리고 있지.

퀴즈 하나-.
미국 남성이 매년 자기 차에
들이는 시간은?

정답은 1600시간.
두달 하고도 일주일.
밀리는 도로에
갇혀 있는 시간 말고도
차 할부금, 기름값, 통행료,
보험료, 세금, 범칙금…
이를 벌려고
일해야 하기 때문.

연간 1만2000㎞ 달리는 데
1600시간을 쓴다면
시속으로는 불과 7.5㎞.
이 정도 속도라면
자동차 없이도
어디든 갈 수 있지 않을까.

900㎏이나 되는 자동차가
기름을 꿀꺽꿀꺽 마셔가며
고작 70㎏밖에 안 되는
단 한명을 실어나르는데,
이게 과연 효율적일까?

차는 시어머니와 같다는데.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지배당하면 불행해진다고."

이처럼 국제 환경단체의
차에 대한 험담은
책 한권으로도 모자라는데
하루쯤 차를 멀리하는 것은
어떨는지요.

*시민.환경단체들은 지구의 날(22일)을 기념해 25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차없는 거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강찬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