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반한 책] 빈 (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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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오싱』을 다섯번 이상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밤을 새워 읽은 적도 있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헤어져 다른 집 일꾼으로 팔려가는 여주인공 오싱을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당시 어머니가 미국에 계셔서 자주 뵐 수 없었고, 집안 형편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랬나 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여서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싱이 혼자 아이를 낳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대목입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한 여자의 기구한 일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된 오싱이 고생스러웠지만 꿋꿋하게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의 구성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커서도 힘겨운 일에 부닥치면 “오싱은 더 어려운 일도 견뎌냈는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현재의 처지가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나보다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행복한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 못 이겨낼 고난은 없다는 자신감이 생겨날 것입니다.

※일본인 하스다 스가코가 지은 『오싱』은 6권으로 된 청조사의 번역본이 있으며, 최근 같은 출판사에서 12권으로 만화책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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