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84세 포켓볼 할아버지 유봉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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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할아버지,나이스 큐!』 신세대 여성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켓당구계에 팔순을 넘긴 백발노인이 등장해 화제다.
올해 84세인 유봉술(劉鳳述)씨.서울성북동에 사는 그는 매일 오후2시면 어김없이 서울서초동에 위치한 한국당구아카데미에 흰 와이셔츠에 넥 타이를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타난다.이어 가운으로갈아 입은뒤 개인 당구큐를 들고는 30분쯤 몸을 푼 후 20대젊은 여성들과 어울려 약 2시간동안 포켓볼 게임을 즐긴다.
『최근 노인성 치매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당구는 고도의 두뇌 스포츠이기 때문에 노인성 치매를 막는데 최고의 운동이지요.』 그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 노인정에 나갔다.그러나바둑이나 장기.화투 등으로 소일하는 분위기가 싫어 발길을 끊었다.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劉씨는 당시 배웠던 포켓당구를 다시 하고 싶어 당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막상 당구장에 나타나자 당구장 주인들이 「분위기를 흐린다」며 은근히 면박을 주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는 『노인정에 당구대 보내기 운동을 벌여서라도 노인층에 적극 당구를 보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劉씨는 155㎝의 단신이지만 아직 하루 4㎞의 등산과 세시간의 포켓볼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체력을 소유하고 있다.그는 하루 한끼 식사에 청주를 2홉씩 매일 마시는 독특한 건강법을 20년째 고수하고 있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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