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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목조전실 없어-규장각서 조선 영조때 지도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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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주 토함산 석굴암 입구에 현재 설치돼 있는 목조 전실(前室)이 원래는 없었던 것이라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석굴암에 전실이 없는 것으로 그려진 조선시대 지도가 새로 발견된 때문이다.
문제의 지도는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한 『경주 도회좌통지도(都會左通地圖)』와 『해동지도(海東地圖)』.
규장각의 특별연구원 양보경씨는 18일 이들 지도를 공개하고 『조선 영조대(174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제작연대를 밝히고『이들은 당시 관찬지도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크다』고 말했다.두 지도에는 석굴암과 그 위쪽 골굴암이 그려져 있는데 골굴암에는 여러개의 목조 전실이 보이는 반면 석굴암에는 전실이 없으며 대신 석굴암 앞쪽에 별도의 법당,즉 현재의 수광전(壽光殿)이 그려져 있다.
이들 지도는 전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측이 근거로 삼고 있는겸재 정선(1676~1759)의 『교남명승첩』에 나오는 『골굴석굴도』가 석굴암이 아닌 경주시 양북면의 골굴암을 그린 것이라는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석굴암 목조 전실은 61년 문화재관리국이 복원및 보수공사하면서 건축한 것으로 그때부터 존재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당시 석굴암 보수를 지휘했던 신영훈 문화재전문위원과 황수영 전동국대총장 등은 상량문과 초석,『교남명승첩』등을 근거로 삼았다. 전실부재설을 주장해온 남천우 전서울대교수(물리학)와 유홍준(영남대 고고미술사학)교수 등은 『이 지도는 그동안 석굴암의전실 유무를 둘러싼 의문을 해결해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황수영박사는 『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흥미있는 지도』라면서도 『상량문 등 이미 전실이 있었다는 다른 증거도 많다』고 주장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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