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브라질 카르도스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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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브라질의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스 대통령이 브라질식 「과거청산」을 시작했다.
13일 브라질 노예해방 1백8주년을 맞아 그는 더이상 강제노동.고문등의 인권유린을 금지하는 1백68개항의 인권보호계획을 발표했다.여기에는 경찰관에 대한 인권교육 의무화,흑인의 대학입학 기회보장등 광범위한 조치들이 포함됐다.
그는 또 군부정권 아래서의 실종자 1백36명,피살자 72명에대한 보상금 지급계획도 밝혔다.
20년에 걸친 브라질의 군정은 지난 84년 마감됐지만 과거청산은 흐지부지돼 왔었다.그러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카르도스 현대통령에 의해 브라질의 과거청산은 비로소 본격 시동이 걸린 셈이다. 카르도스대통령은 그 자신이 군사정권의 피해자이며 『인권보호 없이 민주주의 없다』는 것이 평소 소신.
61년 상파울루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64년 군사쿠데타 이후 해외로 망명했다가 68년 귀국해 모교 교수가 됐으나 1년만에 공민권을 박탈당한채 강제 출국 조치됐다.군정 종식후 귀국,상원의원.외무장관.재무장관을 지냈으며 재무장관 시절의인플레 억제 정책이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인권보호계획은 군부통치의 잔재를 털어내기 위한 브라질 민주화의 몸부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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