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50년 연세大 행사 다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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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대학 최초로 남녀공학을 실시한 연세대가 올해로 공학제 도입 50주년을 맞는다.
연세대는 16,17일 이틀간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앞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기념식과 국제학술심포지엄.대학생 세미나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연세대에 처음 여학생이 입학한 것은 지난 47년 9월.46년8월 연희전문학교가 연희대학교로 승격하면서 연희전문학교 시절 학칙에 있던 조선인「남자」만이 입학할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이듬해 영문과.정외과.신과.상학과.사학과 등에 모두 10명의 여학생이 입학,금녀(禁女)의 성(城)이 깨지게 됐다.결국첫 여학생 가운데 7명만이 졸업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남녀 차별의벽 한귀퉁이가 깨지면서 남녀가 더불어 사는 터전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연세 대는 남녀평등의 원칙에 따라 81,83년에는 간호대학과 가정대학에 남학생 입학도 허용했다.
연세대가 선도한 남녀공학제도는 뒤이어 고려대등 거의 모든 대학이 채택,현재 전국의 1백31개 4년제 대학중 7개 여자대학을 제외한 전대학이 공학제.이는 특수대학에도 영향을 미쳐 남자에게만 국한돼있던 세무대학과 경찰대학도 88,89 년 여성에게문호를 개방했다.
연세대가 지금까지 배출한 여학생은 모두 3만5천여명.총 졸업생의 21%에 달하는 수치다.현재 재학생은 전교생의 27%인 6천42명으로 여학생 비율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추세.
특히 최근들어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여학생 가운데 남녀공학에 대한 뚜렷한 선호도를 보이고 있어 여학생 비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세대 송자(宋梓)총장은 『여학생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전반의발전과정에서 당연한 현상이며 연세대가 이를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 『이제는 남녀평등을 위한 사회적 여건이 어느정도 성숙한 만큼 학교가 여학생을 위해 무엇 을 해주길 바라기 보다 여학생 자신들이 적극적 사고로 학교생활과 사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총여자동창회.여학생처.여성연구소 주관으로 16일 오후5시30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연세 남녀공학 50주년 기념식을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최초로 대졸여성 및 기혼여성을 특별 공채한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과 최근들어 신입 기자 가운데 여성을 30% 선발하는등 여성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있는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이 특별 공로상을 받는다.
이와함께 초창기부터 여학생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공로로 심치선(계원예술고교장).한양순(한국사회체육센터이사장)씨가 공로상을받는다. 또 연세대 여성 출신으로 사회에서 활동중인 김모임(대한가족계획협회장).신동식(서울신문심의위원).강은교(작가).김정선(변호사).백지연(문화방송 앵커)씨에게는 특별상이 수여된다.
17일엔 연세대 알렌관에서 「21세기 아시아 남녀공학 대학의전망」을 주제로 일본.필리핀.대만.한국등 4개국 대표가 참가하는 국제학술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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