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獨 러시아 주가노프 콜총리.킨켈외무 면담 끝내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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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근 독일을 방문했던 러시아 대통령선거 후보 겐나디 주가노프(사진) 공산당 당수가 헬무트 콜 총리는 물론 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조차 만나지 못하는 냉대를 받고 울분을 곱씹으며 귀국했다.독일 대외정책협회와 독.러시아 포럼 초청으로 이번주초 본에도착한 주가노프는 볼프강 쇼이블레 집권 기민당 원내총무를 비롯,주로 의회쪽 각당 주요 인사들과 면담했다.
그는 이 기회에 자신이 기존 공산주의 노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음을 밝히며 자신과 공산당에 대한 서방의 불신과 의혹을 씻어내기 위해 애를 썼다.
주가노프는 그러나 헬무트 콜 총리.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 등정작 독일정부 지도층과는 만나지 못했다.
당연히 주가노프는 자신에 대한 면담회피가 독일 정부의 일방적인 「옐친지원」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분개했다.
물론 독일 정부쪽에서는 주가노프가 정부 지도자가 아니므로 독일의회 지도급 인사들을 만나는 것으로 충분하며 대선을 불과 한달여 앞둔 시점의 만남은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독일 언론들은 콜 총리가 주가노프를 매끄럽게 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독일정부가 냉대했던 외국 정치지도자들이 집권에 성공,독일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던 전례가 기억에 생생하기 때문이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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