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광주일고 동문응원단장 강옥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대통령배는 명문고교들이 모여 기량을 펼치는 신성한 대회입니다.』 30년간 대통령배를 지켜본 광주일고 동문응원단장 강옥렬(60.서울종로구효자동.사진)씨는 모교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재경(在京)광주일고 응원단」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동대문구장을 찾는다.
강씨는 『80년대초까지만 해도 대통령배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경기장앞은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고 연일 만원이었다』며 프로야구 출범이후 고교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을 못내아쉬워 했다.
강씨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경기는 80년 제14회 대회 광주일고와 광주상고의 결승전.선동열이 이끈 광주일고가 8-2로 승리했고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뒤 강씨를 그라운드로 모셔와 헹가래를 쳤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우승컵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을 환송한 강씨는 5일뒤에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들어야 했다.강씨는 『80년은 광주의 두 명문간 결승과 모교의 우승,5.
18민주화운동이 겹쳐 만감이 교차하는 잊을 수 없 는 해였다』고 말했다.
『역사전통 이룩한 빛나는 우리일고.』아직도 응원가를 잊지 않고 목이 터져라 부르는 강씨는 프로야구경기는 보지 않는다.오직고교야구만을 사랑하고 패기넘치는 대통령배 고교야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강씨는 한명의 동문이라도 더 모으려고 동 문주소록을열심히 뒤적였다.
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