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이 목표 영입 늦출수 없어-눈총 따가운 신한국당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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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제 9석 남았다.』 27일 무소속 원유철(元裕哲.평택갑)당선자가 신한국당 당사를 찾아와 입당하자 한 당직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총선 결과 1백39석이었던 신한국당 의석은 김재천(金在千)씨에 이은 元씨의 입당으로 1백41석이 됐다.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과반수 안정의석 확보를 위한 신한국당의 노력은 집요하다.이날 입당한 元씨가 밝힌 입당 배경만 들어봐도그렇다. 元씨는 『당선후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와 청와대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총장등으로부터 입당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른바 여권의 영입노력이 총력전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엿볼 수있는 대목이다.특히 신한국당은 무소속뿐 아니라 민주당과 자민련등 야권인사들의 영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당내에선 민주당 이규택(李揆澤)의원등의 입당이 초읽기에 접어들었 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있다.신한국당이 야권인사들의 영입에까지 힘을 쏟는 것은 안정의석 확보라는 발등의 불때문이다.무소속 당선자중 신한국당행이 추가로 점쳐지는 인사는 6~7명 정도.이 정도론 과반수 확보가 어렵다.6월5일 국회 개원 을 앞두고 안정의석 확보라는 목표를 내건 신한국당으로선 그만큼 절실하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겉으로는 무소속과 달리 야권 인사들의 영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야권의 공세를 의식해서다.당장 자민련은 이날 김화남(金和男)씨의 탈당을 여권의 공작정치라고 몰아붙이고 나서 여야간의 뜨거운 영입공방을 예고하 는 불을 댕겼다. 물론 신한국당은 야당의 공격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姜총장은 『자민련에서 공작이라고 하는데 우리 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을 빼내가 공천해 놓고 무슨 말이냐』며 『김화남씨를접촉한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姜총장은 『그 당의 이 념에 공감하지 못해 탈당한 것을 놓고 마치 공작인양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야당측에 책임론을 전가하기도 했다.당내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화남씨가 이날 출국금지되고 곧 구속기소될 마당에 우리가 재선거를 준비하면 했지 왜 그 사람 을 빼오겠느냐』며 『상식적으로도 야권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발을 뺐다.姜총장은 민주당 이규택의원,자민련 이재창(李在昌)당선자와의 접촉설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반면 당 일부에선 야권이 이 문제로 공조 움직임을 보이자 여야 개원협상을 의식,국회 개원전까지 야당인사 영입을 늦추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아직은 영입을 늦출 수 없다는 주장이 대세다.姜총장은 『우선 무소속 영입에 주력하 겠다』면서도『문호를 활짝 열고 당의 이념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막지 않겠다』고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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