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못지않은 프랑스 과외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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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과외 희망자 구함,그룹 환영,부모의 수입정도에 따라 할인도가능.』 우리나라 얘기가 아니다.최근 파리시내 중.고등학교 주변에도 이런 광고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프랑스 고등교육협의회의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중.고교생은 5명에 1명꼴로 과외지도를 받고 있다.물론 파리는 더욱 기승을 부려 절반에 육박하고있다. 이렇듯 거센 프랑스의 과외열풍은 날로 치열해지는 입시경쟁 때문이다.당락을 좌우하는 수학과 철학이 주 과외과목이며 과외비도 시간당 평균 45프랑(약 2만4천원).
결코 싼 편이 아니나 부모들의 극성으로 부유층이 밀집한 파리서북부 지역 학생들은 자유시간을 낼 수 없을 정도다.과외 알선의 기업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현직 중.고 교사들을 대거 기용한 업체들이 고객들과 온라인 서비스를 개설,그날그날의 자녀 수업상황을 체크하고 아예 일상의 시간표까지 짜주기도 한다 .
자녀들을 월반시켜 여러 대학을 마치게 하려는 부모들도 많다.
게다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프랑스 청소년들은 학교의 단체수업보다 개성을 중시한 영국식 가정교사를 동경하는 만큼 과외열풍이더하면 더했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현지 언 론들의 전망이다.프랑스 지성의 일각에선 문화와 낭만의 프랑스가 입시지옥으로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커가고 있다.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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