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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 안 홍 두번째 영화 "시클로" 개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베트남출신의 프랑스 신예감독 트란 안 홍(34)의 두번째 작품 『시클로(Cyclo)』가 20일 국내 개봉한다.
트란 안 홍은 세련된 영상미의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세계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감독.93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그린 파파야 향기』는 국내에서도 상영돼 트란 안홍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그는 『시클로』가 지 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함으로써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중 한명으로 우뚝 섰다.
시클로는 베트남 거리에서 운행되는 자전거택시.영화 『시클로』는 옛 사이공인 호치민시에서 시클로를 끌며 어렵게 살아가는 18세 소년의 고단한 삶을 통해 현재 베트남의 혼란스러움과 불협화음을 전해준다.『그린 파파야 향기』에서 관객들이 숨을 죽일 정도로 정적이고 움직임이 느린 화면을 보여주었던 트란 안 홍 감독은 『시클로』에서는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로 현란한 카메라워크를 구사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감독은 여전히 대사를 절제하면서 영상의 언어에 의존해 사회주의 가 남긴 빈곤과 자본주의가 몰고온 혼란이 뒤엉킨 호치민시를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전달한다. 시클로 소년은 대낮에 시클로를 도난당하면서 갱조직에 이용당하는 등 급속하게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소년의 누나는 가난을 타개하기 위해 낮에는 노동을,밤에는 술집에서 웃음을 파는 비극적인 인물이며,그녀의 연인인 시인은 그녀를 사랑하 지만 범죄에 깊숙이 빠져 막다른 골목의 인생을 사는 복잡한 인물이다.
영화는 이 세 사람을 축으로 통일후 현대 베트남인들의 고독과 소외.나약함을 이야기한다.
영화제작진이 베트남전역을 돌며 발굴해 낸 「순수 베트남소년」르 반 록이 시클로 소년역을 맡았으며 누나역은 『그린 파파야 향기』의 주연이며 트란 안 홍 감독의 아내인 베트남계 프랑스인트란 누 옌케,시인역은 홍콩배우 량차오웨이(梁 朝偉)가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준다.트란 안 홍 감독은 이 영화의 홍보를위해 11일 서울을 방문한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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