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눈속임 실험판매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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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부 주방세제.정수기 판매원들이 속임수 실험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물건을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방세제=서울동작구대방동과 송파구방이동의 X상회.
주방세제등을 판매하는 A사 제품창고 인근에 위치한 이곳엔 A사 방문판매원들이 매일 수십명씩 찾아와 1만~1만4천원짜리 실험기구세트를 구입한다.
이들은 이 기구를 사서 식용유와 세제 몇방울을 거울 위에서 섞어 거품이 생기도록 한 다음 물을 흘려 씻어내는 실험을 소비자에게 해준다.그러면 A사 세제를 섞은 경우는 거품이 깨끗이 씻겨나가는 반면 B사 세제는 그대로 남는 현상이 나타난다.『타사제품은 세제 찌꺼기가 남아 건강을 해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하지만 자사제품은 미리 4분의1로 희석시킨 것인 반면 B사제품은 원액을 사용하는 눈속임을 한 것이다.이를 통해 판매원들은타사보다 3배나 비싸게 주방세제를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 고발창구가 마련된 비누세제협동조합에는 3월한달간 A사 판매원과 관련된 신고가 1백건 이상 접수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1월말 A사에 대해 『방문판매원들에 대한 관리에 유의하라』고 주의를 촉구했다.이에대해 A사 관계자는『타사제품과 비교실험을 못하도록 엄격히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수기=일부 역삼투압 정수기 판매업자들이 수돗물에 대한불신을 부추겨 정수기를 판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이들은 수돗물을 전기분해하면 시뻘건 앙금이 발생하는 실험을 보여준다.이 앙금은 「전극봉」에서 녹아나온 철분등에 원인이 있는 데도 수돗물의 불순물 탓이라고 소비자를 속인다.
인체에 유익한 칼슘.철분등 미네랄이 미량 녹아있는 수돗물은 전기가 통하고 이 때문에 전극봉이 녹아나와 앙금이 생긴다.반면역삼투압 정수기로 거른 물은 미네랄 성분까지 제거돼 전기가 통하지 않고 앙금도 생기지 않는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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