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도발과 안에서 할 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이 판문점(板門店)에서 연일 자행하고 있는 도발은 무장시위병력을 늘리는 형태로 조금씩 강도가 높아가고 있다.얼마나 강도가 높아질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며칠간의 행태로 미뤄 북한의도발적 행위는 몇단계 수순을 거치며 장기화할 것 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서해 5개도서에 대한 도발적 행동으로 국지적 충돌을 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북이 전면전(全面戰)까지 도발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무리 국지적인 충돌이라 해도 그것이 더 큰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따라서 최선의 길은 그러한 국지적인 충돌이 없도록 예방하는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태세를 갖추는 것이 상책이다.
우리의 태세란 국민.정부.정치권을 비롯,온 사회가 분열된 인상을 주지 않도록 총화(總和)를 이루며 대응하는 것이다.정부는물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책을 세우고,국민이 생업에 전념하도록 당부하고 있다.정부의 그런 노력을 국민이나 정치권에서 믿고 따르게 하려면 북한의 도발에 따른 안보상의 위험이 어느 수준인지 가감(加減)없이 정확히 알리는 방법밖에 없다.그래야 국민 각자가 자신감을 갖고 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대체로 동요하지 않고 있다.사재기같은 현상도 보이지 않는다.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이같은 태도가 막연히 「뭐,별일 없겠지」라는 생각이라든가 무관심같은 안이함 때문이면 곤란하다.모두 적극적인 관심과 자신 감을 갖고 있어야 북한이 오판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사태는 정부건 정치권이건 누구건 정치적 잣대에서 총선에 미칠 영향이나 궁리하고,평가하고,대응할 일이 아니다.그런 옹졸한 잣대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북한이 바라는 사회혼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국가안보에는 정부나 정치권의 여 야(與野),국민이 따로 있을 수 없다.총체적인 안보역량을 결집할 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