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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림팀’ 국빈급 대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미국남자농구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체육관에 모습을 나타내자 치어리더들이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치어리더들의 의상은 라스베이거스의 쇼걸을 연상케 했다. 선수단이 이동할 때는 신호에 걸리지 않도록 교통신호가 통제된 가운데 경찰차들이 호위했다.

미국팀의 별명은 드림(Dream)팀. 하지만 정작 베이징에서 꿈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선수 자신들일 것 같다. 2일 상하이에 도착한 드림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대회본부의 대접도 국빈에 버금갈 정도다.

농구는 원래 중국에서 인기있는 종목이다. 더구나 야오밍(28·휴스턴 로케츠)이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미국 스타들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 팬들은 드림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그들이 묵는 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코비 브라이언트(30·LA 레이커스)의 인기는 최고다.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은 몇몇 팬은 호텔 주변을 떠날 줄 모른다. AP통신은 “크리스 폴(23·뉴올리언스 호니츠)을 만난 운 좋은 소녀팬들은 마치 아이돌 스타를 만난 것처럼 좋아했다”고 전했다.

극성스러운 팬들의 반응에 놀란 드림팀 선수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호텔 측에서도 선수들이 좋아하는 외식 브랜드 메뉴를 공수해 대접하는 등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대표팀을 리딤(Redeem)팀이라고 부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쳐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옛 영광을 재현하자(Redeem)’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만큼은 ‘드림팀’이라는 별명을 그냥 사용해도 괜찮을 듯하다.

드림팀은 5일 호주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 베이징에 입성한다.

베이징=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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