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력 F-15J 성능 F-15K 급으로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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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항공자위대 주력기인 F-15 전투기의 대대적인 개·보수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공군력이 급속히 증강되는 데다 자위대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비한 조치다. 개·보수 이후 일본 항공자위대의 전력 증강으로 동북아 군비 경쟁은 한층 가속될 전망이다.

일본 방위성은 전투기 개·보수에 필요한 예산안을 의회 예산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개·보수 대상은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F-15 전투기 전체의 20%가량인 39대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26대분의 개·보수 비용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추진되는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안에 따라 이미 확보돼 있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되는 예산은 나머지 13대분의 개·보수 비용에 충당된다. 일본은 당초 나머지 13대분은 2010년 이후 개량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공군력이 빠른 속도로 강화됨에 따라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F-15 전투기의 개·보수는 레이더와 컴퓨터 등의 전자전에 필수적인 성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전파 방해 대처 기능을 추가하고 적외선 탐색·추적(IRST) 기능과 헬멧 장착식 표시장치 등이 추가로 탑재된다. 이들 기능이 추가되면 일본 F-15는 한국의 F-15K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일본의 F-15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미국 보잉사의 제조 허가를 받아 일본 국내에서 생산해 왔기 때문에 공식 모델명은 F-15J로 불린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F-15 도입을 시작해 현재 모두 203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가 후속 도입한 최신형 전투기에 비해 전자장비와 레이더 기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었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차세대 주력기로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도입을 추진했으나 미 의회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수출금지 조치를 취함에 따라 F-15의 성능 개·보수에 나선 것이다. 일본은 당초 F-22 랩터 7대를 도입해 공군력 증강에 대비한다는 계획이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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