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지역 여교사 기형아 출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구로구신도림동 소재 A중 교사 羅모(31.여.서울동작구상도동)씨는 20일 지난달 태어난 자신의 아이가 주변 대기오염 때문에 기관지와 식도를 나누는 막에 구멍이 난 기형성 증상 구개열(口蓋裂)에 걸렸다며 이를 규명해달라는 탄원 서를 환경부장관에게 발송했다.A중학교는 각종 공장들로 둘러싸인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지역 공해 1번지.
이같은 환경 때문에 이 학교는 일반 중학교 교사가 4년마다 한번씩 전근하는 것에 비해 3년마다 전근하는「준특수학교」로 지정돼 교사들의 기피대상이 돼왔다.
지난해 3월 이 학교로 전근온 羅씨는 출근 첫날 목이 따갑고머리가 아파 감기에 걸린줄 알았다.
羅씨는 임신 3개월째되는 지난해 여름 이스트.사카린등을 생산하는 조흥화학에서 두차례 사고가 발생,황산.염산가스가 누출돼 학생들이 실신하고 교직원과 부근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그녀는『당시 공해 때문에 수업중 호흡이 곤란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어지럽고 구토도 했다』며 『기형현상은 태아때의 산소부족탓』이라고 말했다.羅씨를 검진한 서울영등포구신길동 성애병원측도『여러가지 조사를 해보아야겠지만 공해로 인한 산 소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공장측은 『배출되는 가스가 인체에 해를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회사의 책임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상은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진.이재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