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지각 변동 온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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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 27면

휴대전화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퀄컴과 3년간 끌어 온 특허 분쟁을 전격적으로 끝냈다. 두 회사는 지난 24일 공동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퀄컴과 노키아는 각각 미국 델라웨어 법원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낸 모든 소송을 취하한다”며 “다양한 기술 분야에 대한 새로운 특허 사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 퀄컴의 특허를 앞으로 15년간 사용하는 대가를 선불로 주고, 지난 3년간 특허 분쟁 기간에 미지급한 특허 사용료도 한꺼번에 주기로 했다. 또 퀄컴은 노키아의 특허 기술을 이용해 칩셋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특허 분쟁 끝낸 노키아와 퀄컴

노키아가 사용하기로 한 퀄컴의 기술은 ▶GSM(유럽식 2세대 이동통신) ▶EDGE(유럽식 2.5세대 이동통신)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WCDMA(3세대 이동통신)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방식) ▶OFDM(초광대역 이동통신) ▶WiMax(와이브로) ▶LTE(4세대 이동통신 후보 기술) 등이다. 합의한 기술이 하도 광범위해 두 회사가 사실상 이동통신 전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제휴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두 회사는 특허 사용료와 같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세계 휴대전화 업계와 이동통신 분야 애널리스트들이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혈안이 되기도 했다. 다만 표면상으로는 퀄컴이 노키아에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발표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퀄컴 주가는 무려 17% 급등해 연중 최고치(52.43달러)를 기록한 반면 노키아는 59센트 오른 27.29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퀄컴의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현지 언론들은 두 회사의 합의가 일방의 승리라기보다는 서로 도움이 되는 상생의 합의라고 해석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지는 25일자 인터넷 뉴스에서 “노키아가 15년치 특허 사용료를 선불로 주는 대신 사용료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노키아가 특허 사용료를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깎았다면 국내 업체에도 큰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한 국내 휴대전화 업체 관계자는 “노키아가 국내 업체에 비해 압도적인 영업이익률과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마당에 특허 사용료까지 대폭 줄였다면 가격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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