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박종호 아시아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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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호가 34경기 연속안타를 친 후 축하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대구=연합]

이제 그에게 '기록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좋다. 삼성 박종호(31)가 멈추지 않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프로야구를 넘고, 일본 프로야구를 넘어 아시아 신기록의 행진이다. 박종호는 15일 대구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일본 최고기록(33경기.1979년 다카하시 요시히코)을 넘어서는 34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냈다.

1회말 무사 3루에서 들어선 첫번째 타석. LG 오른손 선발 장문석을 상대한 박종호는 3구째 바깥쪽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원바운드로 투수 키를 넘겨 중견수 앞으로 구르는 깨끗한 안타로 타점까지 올렸다. 박종호가 1루에 안착하는 순간 푸른색 풍선이 하늘을 수놓았고, 전광판에는 대형숫자 '34'와 함께 '기록은 계속되어야 한다' '박종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켜졌다. 32, 33, 34경기 연속안타 공은 경북 경산에 있는 삼성 라이온즈 역사관에 이승엽의 아시아홈런 신기록 공(56호)과 함께 전시된다.

박종호의 신기록은 한국보다 36년 먼저인 1946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일본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박종호는 지난해 8월 29일 수원 두산전에서 연속안타 행진을 시작했다. 집념과 끈기, 근성과 기술이 모두 보태져야 가능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41년 조 디마지오(당시 뉴욕 양키스)가 세운 56경기다. 왼손 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서,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내는 박종호가 도전할 다음 목표이기도 하다.

현대는 수원경기에서 롯데를 4-0으로 눌러 6연승, 단독 1위(9승2패)를 달렸고,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는 5연패의 늪에 빠졌다. 기아는 SK와의 경기에서 3회초 마해영.홍세완.박재홍이 3타자 연속 아치(통산 17번째)를 그리며 7-3으로 승리,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SK 박경완은 홈런 1개를 보태 시즌 8호를 기록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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