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추.아리랑.연희단거리패 올해 창단 10주년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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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아리랑(대표 김명곤).연희단 거리패(대표 이윤택).각기 개성 강한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3개 극단이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자료집 발간.기념공연을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극단은 의미있는 한두편의 기념공연과 자료집 발간을 통해그동안 추진해온 일련의 작업을 정리하고 재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86년 『지킴이』를 창단공연으로 출발한 뒤 『오장군의 발톱』『남사당의 하늘』등 한국적 색채가 강한 무대로 주목받아온 극단 미추는 지난달 『사천 사는 착한 사람』(베르톨트 브레히트 작,이병훈 연출)으로 「10주년 신고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들은 6~7월중엔 「최인훈 연극제」(예술의 전당 공동제작),연말에는 뮤지컬 『최승희』(김지일 극본,박범훈 음악)를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최인훈 연극제」에 소개될 작품은 『봄이오면 산에 들에』『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둥둥 낙랑둥』등 3편.『봄이 오면…』와 『둥둥…』은 극단 대표인 손진책씨가 맡는 반면 『옛날…』는독일 연출가인 마뉴엘 루트겐 홀스트가 맡았다.
극단 아리랑과 연희단 거리패가 벌이는 10주년 기념 합동공연은 또다른 화제.두 극단과 동숭아트센터는 『어머니』를 공동제작해 5월17일부터 무대에 올릴 계획.이 작품은 연희단 거리패 대표 이윤택씨가 극본을 쓰고 아리랑 대표 김명곤씨 가 연출을 맡아 두 「쟁이」의 만남이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극단 아리랑은 배우 김명곤씨가 민족극 정립을 목표로 86년 창단했으나 90년 영화 『파업전야』 상영과 관련,극단 등록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아리랑은 합작공연 외에도 연극 『기란통신』(가제)과 『오월광주』(임진택 작창),『오적』(이규호 작창),『금수궁가』(김명곤작창)등 판소리 무대도 준비중이다.
연희단 거리패는 『산너머 개똥아』『오구-죽음의 형식』을 고정레퍼토리로 무대에 다시 올리는 한편 10주년 기념작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이윤택 연출)을 공연한다.6월에 부산 무대에서 먼저 소개될 『햄릿』은 의상등은 현대적으 로 변용하되 대본은 거의 수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밖에 극단 미추는 『극단 10년사』를,아리랑은 극단의 대본등을 망라한 3권짜리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연희단 거리패는 5월에 출간될 기념책자 『연극,삶의 형식』에 극단 10년사를 수록한다. 연희단 거리패와 부산 가마골극단을 함께 이끌고 있는 이윤택씨는 『부산에서 출발한 극단이 서울에서도 뿌리내려 기쁘다』며 『연희단 거리패가 그동안 독자성을 고집하며 공격적으로 달려왔다면 앞으론 고전작품에도 꾸준히 도전하는등 보편성을 수용하고 연극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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