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화 앞장 서울 영훈초등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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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열린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로 유명한 서울도봉구미아동 영훈초등학교(교장 朴性芳)는 수업 방식이 특이하다.
한 교실에서도 한편에선 미국인 교사가 학생들에게 산수를 가르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인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20여명의 학생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데 여념이 없다.3학년 4반의 산수와 컴퓨터 복합수업시간 모습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외국어를 학습활동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이같은 교육방식을 채택해 실시하고 있다.한 교실에서 영어로 산수를 가르치고 바로 옆에선 컴퓨터를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 朴교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일종의 호기심 유발이죠.언어라는 것은 필요에 의해 익히는 것 아닙니까.인터네트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학생들이 컴퓨터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볼테니까요.』 그렇지만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인터네트를 초등학생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무리가 아니냐는 질문에 朴교장은 지난해 여름 미국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교육감을 만난 적이 있는데,그는 E-Mail 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을 내밀며 인터네트로 학생간 교류를 제안했다고 한다.朴교장은 당시 인터네트에 등록이 돼 있지도 않았고 초등학생이 영어로 된 인터네트를 어떻게 이용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거절했다고 한다.
『영어는 당신나라의 모국어라 초등학생들도 인터네트를 이용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어렵다.』 이에 대한 미국 교육감의 반응은 朴교장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림은 가능하지 않은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朴교장은 천리안 통신망을 구축,전교생에게 ID를 부여해 3학년 정규과목으로 1주일에 두시간씩 컴퓨터 시간을 편성하고 다른 학년은 특별활동으로 컴퓨터를 접하게 했다.2학년 이상엔 교실마다 컴퓨터를설치해 각종 교 육자료를 활용하게 한다.빠른 시일내에 인터네트통신망을 연결할 계획.외국 학생들과 인터네트를 통한 교류가 영어.정보통신.인성교육 등 일석삼조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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