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6년만에 증권맨으로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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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 모든 것은 간부 책임입니다. 사원들은 모두 선량하고 능력이 있습니다. 그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십시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1997년 11월 '자진 폐업'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사원들의 재취업을 부탁하던 야마이치(山一)증권 노자와 쇼헤이(野澤正平.66) 사장의 절규하는 모습은 외신을 타고 전세계에 전해졌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4대 증권사의 수장으로서 "단장(斷腸)의 아픔을 느낀다"고 했던 그가 지난 14일 6년반만에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종업원 200여명의 단촐한 회사인 '센추리 증권'사장으로 오는 6월 증권계에 복귀한다.

그는 "나를 보고 '야마이치 맨'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꾼 사건과 분식회계로 야마이치증권이 문을 닫자 증권업계를 떠나 벤처.건설회사의 고문 등을 맡아왔다.

지난달 센추리증권 사주가 사장 자리를 제의하자 그는 큰 좌절을 안겨 준 증권업계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워 거절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야마이치 맨'들이 하나 둘 찾아와 그를 격려했고, 노자와는 이에 힘입어 증권계 복귀를 결심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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