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쟁력 발목잡는 금융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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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기업의 금융비용이 일본 보다 3~4배나 높아 기업경쟁력의발목을 잡는 요인임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업체의 자금담당임원의 의견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확인됐다.물론 이같은 조사결과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우리 기업이 부담하는 금융비용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다만 전경련(全經聯)의 보고서는 우리 주요 제조기업의 90~94년 매출액대비 금융비용이5.74%로 일본의 1.74%에 비해 3.3배나 된다고 정확한수치를 밝혀준 것이 새롭다.차입 금의 평균이자율이 일본에 비해2.4배나 된다는 것도 우리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과일치하는 것이다.
기업이 부담하는 금리가 높고,그 결과로 기업의 금융비용이 일본의 경쟁기업 보다 높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상대적으로 일본 보다 물가상승률이 높고,금융기관이 비효율적으로 자금수급을 매개하기 때문이다.물가상승률이 높은 이유는 다양한 거시변수의 차이가 있으므로 간단히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다.그러나 비효율적인 금융기관은 정부의 의지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일본의 금융시장은 미국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기업은 높은 금융비용을 부담한채 일본기업뿐 아니라 훨씬 효율적인 미국기업과도 전면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처지에 있다.
자금의 가격인 금리가 내려가려면 장기적으로 경제를 안정시켜 인플레를 잡고,금융기관의 자율경영풍토를 확립시켜야 한다.그래야기업의 자금에 대한 과잉수요도 줄이고,이는 다시 경제안정과 맞물려 금리를 내리게 하는 선순환(善循環)의 고리 를 만들 수 있다.은행의 지준율(支準率)을 내려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방법도있으나 경영의 건전성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자금매개기관의 효율성추구고,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에서 정부가 손을 떼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경제의 안정적 운영에 더 역점이두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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