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34 연속 안타…아시아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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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그에게 '기록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좋다.

삼성 박종호(31)가 멈추지 않는 신기록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프로야구를 넘고, 일본 프로야구를 넘어 아시아 신기록의 행진이다. 박종호는 15일 대구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일본 최고기록(33경기.1979년 다카하시 요시히코)을 넘어서는 34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냈다.

1회 말 첫번 째 타석. LG 오른손 선발 장문석을 상대한 박종호는 3구째 바깥쪽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원바운드로 투수 키를 넘겨 중견수 앞으로 구르는 깨끗한 안타를 때려냈다. 마치 다이아몬드를 반으로 정확히 쪼개는 듯한 안타였다. 박종호는 이 안타로 3루 주자 박한이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선취타점을 올렸다.

박종호가 1루에 안착하는 순간 푸른 색 풍선이 대구구장 하늘을 수놓았고, 대구구장 전광판에는 대형숫자 '34'와 함께 '기록은 계속되어야 한다','박종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켜졌다. 지난 32경기 연속안타로 한국 최고기록을 세울 당시 격려금 300만 원을 지급했던 삼성구단은 아시아신기록 수립에 대한 별도의 추가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박종호의 32,33,34경기 연속안타 공은 경산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역사관에 이승엽의 아시아홈런 신기록 공(56호)과 나란히 기념 전시된다.

박종호의 신기록은 한국(1982년)보다 무려 36년을 앞선 1946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일본의 기록을 넘어섰다는데 큰 의미를 갖는다. 박종호는 지난해 8월29일 수원 두산전에서 연속안타행진을 시작한 뒤 34경기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안타를 때려냈다. 집념과 끈기,근성과 기술이 모두 보태져야 가능한 기록이다.

이제 대망의 40경기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은 1941년 조 디마지오(당시 뉴욕 양키스)의 56경기다. 왼손 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서,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에서 자유자재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르고 그의 신기록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종호는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또 하나의 신기록인 35경기 연속안타에 도전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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