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종필 자민련총재 관훈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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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는 8일 관훈토론회에서 독도문제같은껄끄러운 사안이 나올 때는 신문을 직접 펼쳐보이며 해명하는등 철저한 준비성을 보였다.
패널리스트로는 민병욱(閔丙旭)동아일보 논설위원.이성춘(李成春)한국일보 논설위원.배병휴(裵秉烋)매일경제 논설주간.장규석(張圭石)연합통신 논설위원.김운라(金雲羅)KBS 문화부장이 참여했다. 패널리스트들은 「유신시대의 신문광고 탄압」「쿠데타의 원조」같은 과거사를 들추며 『사과하라』는등 독한 질문을 쏟아부어 긴장상황이 조성되기도 했으나 『은유적 조언으로 받아들이겠으며 조심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예봉을 피해가는 노련 함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2년 한.일회담 때 『독도를 폭파해버리겠다』고 말한 진상은. 『왜곡된 소리다.(62년11월19일자 신문을 펼쳐보이며)일본 교도(共同)통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한 한국 신문이다.
읽어보겠다.「독도문제는 일본이 제기한 장애물이다.독도는 한국 영토이므로 일본이 제기하면 한국민에게 자극만 줄 뿐이 다.이케다 총리에게 독도를 폭파해버릴까보다고 말해 둘이 크게 웃은 바있다.」당시 나는 30대 후반 혈기왕성한 나이에 폭파하는 한이있더라도 일본 손에 주지않겠다고 말한 것이 와전됐다.』 -청구권 문제만 타결했다는데 정신적 사과를 분명히 받았어야 하지 않는가. 『혁명 가담자의 한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총선후 내각제 실현을 위해 양金과 손잡을 의사가 있는가.
『내각제 구현을 위해 개인이든,정당이든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 -이삭줍기가 한창이다.보수 신념으로 뭉쳤다기보다 정치적으로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인 것 아닌가. 『당연히 신한국당 공천을 받았어야 할 사람들이 우리당에 온 거다.그게 낙수(落穗)냐.A당이면 흰쌀이고 B당이면 낙수냐.이해할 수 없다.공산주의자가 아닌 이상 누구든 환영한다.』 -총선 예상의석은.
『많을수록 좋다.15대 국회기간중 내각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많은 의석이 있어야 한다.그러나 여러가지로 봐서 글쎄….캐스팅보트를 쥘 의석은 틀림없다.우리는 과욕을 부려 제1당 운운하지않겠다.』 -97년 대선에 나설 것인가.경선으로 후보를 낼 것인가. 『내각제 구현을 위해 애쓰고 있으나 내년까지는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당으로선 당연히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내가 나올지,안나올지는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으나 경선은 반드시 치르겠다.』 -여당 2인자 시절 대통령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말도 했는데.
『대통령을 깍듯이 모셨다.노태우(盧泰愚)대통령도,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그렇게 모셨다.순수하게 옛날말 쓰면서 충정을 표현했다.그러나 3년이 지나면서 헤어질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내 충정에도 불구하고 같이 할 수 없는 점 이 존재했다.金대통령은 좋은 얘기는 빼앗아 하고 맘에 안드는 얘기는 듣지않는다.』 -지난해 1월10일 민자당 탈당 직전 金대통령과 마지막 회동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가.
『얘기할 이유가 없으며,전부를 소개할 성질도 아니다.죽기 전에 밝힐 수 있을지 모르나 지금은 안된다.』 -지역분할주의를 책임지고 3金 동반퇴진할 용의는 없는가.
『3金이 아무리 거추장스러워도 간단히 정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정치적 현실이 그렇다.』 -중앙정보부를 설치한 정보정치의 주역 아니었나.
『나는 미 CIA를 모델로 대통령에게 필요한 순수1급정보를 제공할 필요 때문에 만든 것이다.여러 공과가 있겠으나 위정자에대한 정보 수집.작성.배포라는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한다.』 -불법.부정의 구체적 사례와 대통령의 위반 사례를 적시해달라.
『말단에 내려가면 경찰.세리(稅吏).안기부까지 별짓 다하고 있다.장관들이 다니면서 음양으로 별별 공약을 다하고 있으며 오죽하면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인지,당의 선거대책기구인지 모를 정도가 됐겠느냐.여당후보는 한사람도 구속되지 않았 다.』 -92년 대선 때 노태우씨가 金대통령에게 지원한 돈 규모를 밝혀라. 『대선자금은 쓴 측에서 밝혀야 한다.제3자가 밝힐 수 없는문제다.당사자가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승만(李承晩)정권 이후 막 싹트기 시작한 내각제를 총칼로 없애버리고 금권.정보정치를 한 주역으로 사과 한마디 없이 내각제를 주장할 수 있나.신문사 광고를 빼앗는 전무후무한 일을 저질러놓고 이제와서 언론이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 나.사과하시오.
『피해보신 분을 탓해 죄송하다.내각제는 그대로 내버려둬도 존속이 어려웠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여러 여건이 성숙됐기 때문에 하자는 것이다.언론부분 이야기에 마음이 거슬리는 모양인데 그런 뜻이 아니다.솔직히 언론이 불공평하다고 생각 한다.그렇지않다면 그대로 영위하면 된다.간청드리는 것이다.』 -金총재가 TK지역에 특별관심을 보이는 것은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승계자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지역정서.시류에 영합하기 위한 것아닌가. 『朴전대통령의 출생지가 경북 구미이고 내 처도 그곳 출신이라 어느 면에서 의지하고 싶은 심정이 있다.저의를 가지고당세를 확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선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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