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라운드 각료회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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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년을 끌어온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의 성패를 가를 주요국 각료회의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개막됐다. 회의엔 152개 회원국 각료·대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상에서 농업과 비농산물 자유화 세부 원칙에 관한 합의가 도출될 경우 2001년 이후 7년 가까이 곡절을 겪어온 DDA 협상이 연내 타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협상은 1~2년간 중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내년 유럽연합(EU) 집행부 및 WTO사무총장 교체, 인도 총선 등 주요국 정치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주제네바 대표부 관계자는 20일 “이번 각료회의의 성패는 선진국 그룹과 개도국 그룹을 사실상 대표하는 미국과 EU, 브라질·인도 등 주요 4개국의 합의 도출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의 농산물 보조금 감축과 EU의 농산물 관세 감축, 브라질과 인도 등의 비농산물 관세 감축, 서비스 자유화 등의 폭을 놓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정학수 농림식품수산부 제1차관을 비롯한 31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협상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자유무역 증진을 통해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어 타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대표단은 산업 분야에 따라 다른 우리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 사안별로 비슷한 입장의 나라들과 공조할 방침이다. 공산품 및 서비스 산업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공세적인 협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반면 농수산업 분야에선 최대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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