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 북한영화 감상회-신파조의 '콩쥐팥쥐'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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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북한 영화는 1930년대 사회주의권 영화에도 못미치는 「콩쥐팥쥐」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이같은 평가는 5일 통일원 주관북한 영화 감상회에 참석한 국내 영화감독들과 평론가들이 내린 것. 이날 북한영화 감상회에는 정지영(鄭智泳).정일성(鄭一成)감독과 강한섭(姜漢燮.서울예전).조희문(趙熙文.상명대)교수등 국내 영화인들이 참석해 6시간에 걸쳐 북한 영화의 대표적 작품인 『피바다』(사진)『민족과 운명』 2편을 감상했다.
『피바다』는 항일 빨치산 운동을 영화화한 것으로 김정일(金正日)이 영화 제작에 직접 간여한 작품이다.또 『민족과 운명』은남북대결을 소재로한 영화로 지난 93년에 총16부로 제작됐다.
다음은 감상회 직후 가진 간담회 내용 요약.
▶정일성감독=북한 영화는 60년대 수준에 머물러있다.예전에 일본에서 북한 영화를 볼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북한 영화는 중국의 5세대 감독들 작품보다도 훨씬 처진다.또 영화 형태는 정치드라마지만 내용은 신파조의 눈물짜는 영화가 대부 분이다.
▶조희문교수=북한 영화 자체가 너무 강한 목적성을 지니고 있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피바다』같은 경우 「가난한 사람=좋은사람」「일본인=나쁜 사람」이라는 도식적인 구도가 지나치게 강해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전반적으로 북한영화 는 「콩쥐팥쥐」수준이다.
▶정지영감독=시나리오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제작 여건이 20년전 한국 수준을 연상시킨다.또 소재와 장르에도 제약이 많은것같다.특히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동감한다.
▶강한섭교수=북한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 이데올로기에주력한 나머지 사실성을 희생시킨다는 것이다.『피바다』의 경우 주요 배경은 깊은 산골인데 실제 촬영은 일반 동네에서 찍은 것이다.한마디로 프로의식이 없는 것같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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