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살린 김주철 부활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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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만 하면 다시 혼낼 일도 없을 겁니다."

지난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기아와 SK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김성한 감독은 김주철(22)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김주철은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7일 삼성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동안 6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감독은 그때 불같이 화를 냈다. '자극요법'은 먹혔다. 김주철은 13일 경기에선 5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주철은 2000년 성남고 시절 팀을 청룡기 우승으로 이끌었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나가 우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프로생활은 어려웠다. 2001년 여섯경기에 선발 등판해 다섯번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해부터는 2군을 오갔다.

하지만 김주철의 공이 죽은 건 아니었다. 불펜에서 그는 언제나 시속 150㎞의 강속구를 미트에 꽂았다. 그래서 '불펜의 선동열'로 불리기도 했다.

김주철이 달라진 건 지난 시즌이 끝났을 때다. 시즌 마무리 훈련 때부터 매일 공을 500개씩 던지기 시작해 시즌 전까지 2만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첫 실전이었던 지난 7일 성적은 부진했다. 이대진 등의 부진까지 겹쳐 기아는 수렁에 빠져들었다. 13일의 승리는 5연패 끝에 찍힌 반가운 마침표였다.

특히 김주철의 '부활 신고'였기에 기아로선 한줄기 빛 같은 경기였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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