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대 큰 汎아시아 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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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아시아 관통(횡단)철도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은 두 대륙의 공동번영을 위해 획기적인 「사건」이다.범(汎)아시아철도는 터키에서 유럽의 오리엔트 특급과연결되거나 남(南)시베리아를 통해 유럽 내륙으로 뻗을 수 있기때문이다.이 원대한 구상을 가리켜 신(新)실크로드라고 부르는 것도 우리는 능히 이해할 수 있다.
정상들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일단 범아시아 철도의 양쪽 터미널은 부산과 싱가포르다.이 구상대로라면 부산에서 실은 화물은 북한과 중국대륙을 거쳐 미얀마(옛 버마)의 양곤(랑군)으로 들어간뒤 방콕.콸라룸푸르.싱가포르로 이어진다.이 철 도는 양곤에서 캘커타를 거쳐 기존 남아시아 관통철도로 이어지면 곧바로 터키를 통해 유럽대륙으로 들어가게 된다.
범아시아 철도망구축의 두가지 난관은 중국의 쿤밍(昆明)에서 방콕까지와 양곤에서 캘커타까지의 미건설구간,즉 이른바 「빠진 고리(missing link)」를 건설하는 일과 북한통과를 동의받는 일이다.연구간사국인 말레이시아가 이 문제를 중점 연구하게 되겠지만 인도.방글라데시.미얀마.태국 등의 사회간접자본 확충계획과 연계하고,재원을 유럽 중심으로 조달하면 건설문제는 쉽게 결론날 수 있다.문제는 북한통과인데 정상회의에서 리펑(李鵬)중국총리가 북한설득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기존 서남아시아 철도가 한국.중국과는 다르게 대부분 광궤(廣軌)로 돼 있어 표준궤와 연계상의 문제가 있겠으나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오히려 한국은 범아(汎亞)관통철도가 유럽까지의 직선노선이 아니고 중 국대륙을 우회하는 철도라는 점에서 그 효율성이 있는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로테르담까지의 해상수송보다 약 4~5일이 단축된다는 계산이 나온다.무엇보다 중국 내륙시장으로 진출하는데큰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로서도 이 철도의 건설과 활용에적극 나서야 한다.아시아 인프라 건설시장의 활황(活 況)에 참여하는 문제도 이 기회에 다져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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