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戰 기념광장 조성 도와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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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전쟁이 끝난 지 벌써 51년이 지났습니다. 참전했던 미군들도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됐지요. 이 분들의 값진 헌신을 기리는 사업은 꼭 필요하며, 그것도 이 분들이 아직 살아계실 때 서둘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리교회가 개최한 '국제결혼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세미나' 참석 차 최근 방한한 미국 아칸소주(州) 한인회의 정나오미(본명 정부남.48)회장은 아칸소주 리틀록시 맥아더 공원에 '아칸소 한국전쟁 기념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鄭회장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건강 이상으로 큰 수술을 받고 직장(아칸소주립대 의대 약학분석실)을 그만둔 지난해 초. '제2의 고향'인 아칸소와 한국 교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궁리하다 아직도 4만여명의 참전 용사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 기념광장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鄭회장은 26년 전 한국에 파견된 미 공군 공병장교 제리 로저스(54)를 만나 결혼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고, 19년 전 남편의 고향인 리틀록에 정착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아칸소주는 인구 270만명의 자그마한 주지만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이 여기서 태어났고, 한국전 당시 총 120만 미군 중 5만명의 이곳 출신 병사가 참전했을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한국전쟁 기념광장은 맥아더 장군의 생가가 있는 리틀록 시내 9번가 맥아더 공원 내 465평 부지에 설립될 예정이다.

오는 6월 착공해 인천상륙작전 54주년이 되는 내년 9월 18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장에는 팔각형의 분수대와 맥아더 장군 좌상, 인천에 첫발을 내디뎠던 4명의 해병대 군인 동상, 그리고 쉼터가 들어설 계획이다.

鄭회장은 "60여만달러(약 7억2000만원)의 사업비는 국가보훈처가 일부를 지원하고 자매 결연한 경기도 하남시, 미국 재향군인회, 아칸소주 참전용사회, 현지 진출 한국 기업 등이 보탤 계획이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문의=하남시청(031-790-5141).

글=김세준,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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