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 자위행위 모르는척 하는게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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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주부 김혜정(서울서초구반포동)씨는 최근 이웃집에 갔다가 놀라운 광경과 맞닥뜨렸다.얼마전까지도 멀쩡하던 그집 방문들이 속이훤히 들여다뵈는 유리문들로 교체돼 있었던 것.
그집 주부가 털어놓은 속사정은 더 기가 막혔다.이유는 다름아니라 고2짜리 아들의 지나친 자위행위 때문이었다는 것.고1까지도 우등생이던 아이가 얼마전부터 성적이 뚝뚝 떨어져 의아해했는데 거의 매일같이 방안에 널려진 휴지들을 보고 원 인을 짐작케됐다는 사연이었다.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자위행위를 시작한다는 다른 이웃 엄마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4학년,3학년짜리 연년생 아들을 둔 김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한다.
유리문을 단 것은 다소 극단적 예지만 자위행위 사실을 알게됐을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손찌검을 하는 등 자녀에게 어떤 식이라도 제재를 가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같이 지나치게 민감한 부모의 태도가 더큰 문제』라며 모른척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결같이 충고한다.성적인 욕구가 충만한 나이에 자위행위를 통해서라도 배출해야지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정도가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강에도 별 문제없다는 얘기다.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홍강의 과장은 『자위행위 자체보다아이가 자위행위에 몰두하는 원인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일상생활에서 아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때,부모와의 관계가 좋지않을때,우울증이 있거나 남성으로서 자신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낄 때등 이유는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
홍박사는 그 원인을 찾아내 운동.전자오락 등 뭔가 스트레스를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줘야지 방에 가둬두고 공부만 하라는 건 자위행위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성문제와 관련,청소년들의 남모르는 고민을 상담해주는 서울YMCA 성교육상담실(599-8460~1)의 경우 자위행위에 대한전화.면접 상담이 연평균 6백건에 달한다고 전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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