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10대 중 3대 불량 타이어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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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차량 10대 중 3대는 불량 타이어를 장착했고, 6대는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로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한타이어공업협회와 서울·대전·광주·대구·부산 등 5대 도시에서 운행하는 차량 1051대를 대상으로 타이어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겉모양만 보고도 불량타이어로 판정된 것은 조사 대상 타이어의 33%(345대)였다. 오래 써서 금이 간 경우가 30%(102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면과 맞닿는 부분인 트레드가 마모 한계를 넘은 경우가 27% ▶못이 박혀 펑크가 난 경우가 20% ▶타이어 옆면(사이드월) 손상이나 기타 외상이 있는 경우가 11% 였다. 또 소비자원은 “타이어의 수명은 정해진 기준이 없으나, 통상 6년이 지나면 타이어 파열 등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차량 중 승용차·레저용차량(RV)·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851대를 대상으로 타이어 공기압 관리 실태를 알아본 결과 적절한 공기압을 유지하는 차량은 15%(127대)에 불과했다. 65%는 공기압이 부족했고, 20%는 공기압이 지나쳤다. 특히 적정 공기압보다 20% 이상 부족한 상태의 차량은 22%였다. 소비자원은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가 파손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타이어 관리가 잘 안 되는 이유로 소비자원은 운전자들의 낮은 안전 의식과 자동차 정비업체 장비 부실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타이어를 점검한다는 응답자는 23%(243명)에 그쳤다. 응답자의 41%(423명)는 6개월 이상 점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비업체 143곳에서 쓰는 타이어 공기주입기 344대를 조사해 보니 68%(234대)가 공기압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많거나 적게 주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공기주입기에 대한 규격 마련을 건의하고, 선진국에서 의무화돼 있는 타이어 공기압감지시스템(TPMS)을 국내 차량에도 설치하도록 자동차 회사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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