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정부 3년,평가와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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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영삼(金泳三)정부의 지난 3년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남을 각종 개혁으로 특징된다.30년간의 권위주의질서를 대체할 민주적 새질서를 짜야 하는 어렵고도 방대한 과제가 金정부에 부여됐던만큼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 용이 있었던것도 불가피했다.이제 3년이 지나고 남은 2년을 새로 시작하는이 시점은 바로 그런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개혁을 더 진전시키고세련화하며 성공적 마무리를 생각할 때라고 본다.
지난 3년간 있었던 금융실명제.재산공개.군(軍)사조직 척결.
정보기관 쇄신등 각종 개혁이 획기적이었고,역사에 남을 조치였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더욱이 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 두사람을 구속하고,법정에 세우는 과거청산작업은 헌 정사에 새로운선례를 만드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이런 모든 일이 金대통령의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담대성으로 가능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평가와 함께 각종 개혁에서 보인 문제점도분석해 앞으로 2년간 거울로 삼는 노력도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대부분 개혁이 명분과 목표의 정당성에 비해 동기의 진실성을 의심받고,정략적 고려의 흔적을 남긴 것이나, 극적 효과와 인기에 집착해 깜짝쇼와 즉흥적 결단을 자주 보인 일은 반성할 일이다.또 치밀한 사전준비와 계획없는 정책추진으로 개혁이 불철저.불투명했던 것도 되돌아볼 일이다.권력의 과도한 집중으로 국회와 정당.내각이 무력화.왜소화현상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이제 2년을 남겨놓고 金정부는 개혁의 내실화와 마무리를 서둘러야 하고 눈앞의 총선과 내년 대선의 공정관리를 최대과제로 안게 됐다.남은 2년의 성공적 관리를 위해 우리는 우선 金정부가후계정권창출에 지나친 집념을 갖지 않기 바란다.
지나친 집념은 자칫 선거과열을 부르고 공정관리에 흠을 남길 우려도 없지 않다.또 한가지 당부는 국정운영을 대통령결단의 형태가 아니라 각급 공조직이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그래야 시행착오가 줄고 깜짝쇼의 시비도 나오지 않게 된다.보다 원숙한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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