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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 200m 출전 대표팀 막내 14세 강영서 “태환 오빠, 조언 안 해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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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진=양광삼 기자]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라토너 이봉주(38)와 24년 차이. ‘겹 띠동갑’의 14세 중학생도 베이징에 간다. 수영 대표팀 중 여자 배영 200m에 나서는 강영서(정신여중 2·사진)는 1994년 4월 16일생으로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막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최연소 선수 역시 수영 대표팀에 있었다. 바로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태환(19·단국대)이다. 박태환은 당시 한국 수영 사상 첫 중학생 대표(당시 대청중 3)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하지만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첫 경기에서 긴장한 나머지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에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실격당했다. 박태환은 “그때를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웃으면서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했고,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4년 전 박태환의 자리에 이번에는 강영서가 있다. 강영서에게는 베이징 올림픽이 생애 첫 국제대회다. 그는 “태환 오빠가 딱히 조언을 해준 건 없다”며 “태릉선수촌 룸메이트 남유선(24·강원도청) 언니가 ‘올림픽 무대는 상상 이상으로 크고 무섭다’며 구체적인 도움말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남유선은 아테네 올림픽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처음 이름을 올린 강영서는 4월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동아수영대회 여자 배영 200m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2분17초10)으로 올림픽 기준 B기록(2분17초38·출전권 한 장 확보)을 통과했다. 상비군에서 강영서를 지도했던 박상욱 감독은 “중학생이 언니들을 제치고 올림픽 티켓을 딴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강영서는 아직 개인 최고기록이 한국 최고기록(정유진·2분13초00)에도 못 미치지만 자신감은 넘친다. 그는 “한 달 정도 태릉선수촌 생활을 해 보니 집에 못 가는 게 제일 힘들다”고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같은 반 친구들에게 꼭 올림픽 메달을 따오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내 밝게 웃었다.

글=이은경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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