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정수기가 시장 판도 바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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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평면TV를 보다가 브라운관 TV 볼 사람이 있겠습니까. 얼음 나오는 정수기를 써본 이들은 얼음 안 나오는 정수기는 못 쓸 겁니다.”

청호나이스 정휘동(51·사진) 회장은 “얼음 정수기가 5년 안에 정수기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를 내놓은 지 2년 만인 지난달, 누적 판매량이 8만 대를 돌파했지만 경쟁 제품을 내놓은 회사는 아직 없다. 그는 “성수기를 맞아 얼음 정수기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올해 안에 10만 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유난히 얼음 정수기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수질관리 기술자 출신이다. 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1988년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미국 수질관리 최고자격증(CWS-V)을 땄다. 자연히 신제품 개발은 그가 직접 이끈다. 회장실 책상은 언제나 정수기 필터와 부속품으로 어수선할 정도. 얼음 정수기 개발 역시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에 참여해 더욱 애착이 간다는 것. 그는 “물을 차게 만드는 냉각 시스템을 활용해 얼음을 만들기 때문에 추가 전기료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다른 회사가 이 핵심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얼음 정수기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2006년 말 대형 가전회사 메이디와 손잡고 진출한 중국시장에선 지난해 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말엔 인도네시아 정수기 판매업체와 10만 대 공급 계약을 했다.

그는 “싱크대 위에 올려 쓰는 소형 정수기에서도 얼음이 나오게끔 한 신제품이 곧 출시될 것”이라며 “이미 얼음 정수기를 넘어서는 제품도 개발해뒀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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