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르포>6.평택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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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기도 남부 평택을에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이미 여야 후보들간의 「철새 정치인」논쟁이 치열하다.
설 연휴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1일 오후3시.
평택시통복동 네거리에 위치한 자민련 평택을 지구당사 2층 회의실에선 신한국당 이자헌(李慈憲)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날 아침7시부터 윷놀이등 지역구 행사를 쫓아다녔던 허남훈(許南薰)전환경처장관이 당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였다. 『철저한 인물대결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도대체 신한국당의 李의원이 5선하는 동안 평택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습니까.』 『국민당에서 무소속으로,이제는 여당으로 말을 갈아탄 李의원은 이제 지역을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새로운 정치를 보여줍시다.』 회의실 탁자위에는 선거운동의 최대 역점사항으로 기획실에서 작성한 「5선의 허구성과 철새정치 근절을 강조할 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날짜가 바뀌어 22일 오후2시.
쌀쌀한 겨울바람을 피해 원평동 노인정에는 20여명의 주민들이모여들었다.잠시후 모습을 드러낸 신한국당의 李의원은 『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라며 날씨로 인사를 한다.
참석자들에겐 서해대교 조감도를 배경으로 李의원이 웃고있는 표지의 의정보고서가 나눠진다.『21세기는 서해안 시대입니다.평택권 광역개발사업.평택항 건설등 서해안 시대의 관문으로 평택이 우뚝 서야합니다.목청만 큰 야당후보가 뭘 하겠습니 까.평택을 대변할 큰 인물로 거듭나겠습니다.』 5선의 李의원은「큰 인물」이란 대목에 힘을 주며 지역개발 공약들을 쏟아 놓는다.운동원중한 사람은 자민련 許전장관을 지칭해『오죽하면 여당공천에서 떨어졌겠습니까.그리고 이제는 자민련후보로 나온다니 말이나 됩니까』라고 거든다.이처럼 평택을 선거전은 인물론에서 비화된 철새정치인 공방이 한창이다.특히 무소속에서 신한국당으로 말을 갈아탄 李의원과 이로 인해 『팽(烹)당했다』며 자민련후보로 와신상담중인 許전장관간의 설전이 불을 뿜는다.
두 후보간 공방에 국민회의 서화택(徐華澤).민주당 장기천(張基天)후보는 『둘다 똑같다』며 『선명 야당후보』를 외치며 가세하고 있다.
평택=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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